요즘 미국 주식시장을 보고 있으면 등골이 서늘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묘한 흥분이 느껴진다.
뉴스에서는 연일 “경기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주가는 보란 듯이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지금 이 시장은 더 오를 수 있는 기회의 장인가, 아니면 낭떠러지 직전의 폭풍 전야인가.
데이터와 여러 거시 지표들을 뜯어보며 나름대로 시장을 분석해 보았다.
그리고 **”나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렸다.
1. 무시하기엔 너무 큰 경고등
우선 긍정론에 취하기 전에, 냉정하게 리스크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 시장 곳곳에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상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첫째, 스마트머니가 떠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인 건 소프트뱅크의 행보다. 공격적 투자의 대명사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가 최근 엔비디아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누구보다 AI 트렌드에 민감한 그들이 지금 시점에서 ‘익절’을 선택했다는 것.
이는 내부자나 거대 자본이 보기에 지금 가격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강력한 방증이다.
둘째, 시장이 ‘도박판’이 되었다.
현재 미국 증시의 하루 옵션 거래량은 무려 **3.5조 달러(약 4,900조 원)**에 육박한다.
이게 어느 정도 규모냐면, 러셀 2000(미국 중소형주 지수)에 속한 모든 기업의 시가총액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건전한 투자가 아니라,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는 뜻이다.
셋째, 빚내서 투자하는 ‘영끌’의 급증
뉴욕증권거래소의 신용 융자 잔고(Margin Debt)가 작년 대비 45%나 폭등하며 1.2조 달러를 돌파했다.
역사를 되돌려보면, 마진 부채가 이렇게 급격히 튀어 오를 때는 항상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이나 2021년 고점과 같은 ‘파티의 끝물’이었다.
워런 버핏이 현금을 역대급으로 쌓아두는 건, 아마도 이런 과열 징후를 본능적으로 감지했기 때문일 것이다.
2. 실물 경제와 주가의 기이한 동거
데이터를 보며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건 실물 경제와 자산 시장의 괴리다.

현재 미국의 소비자 심리 지수는 거의 바닥을 기고 있다.
수치상으로는 2008년 금융위기나 1980년대 인플레이션 쇼크 때만큼이나 대중들은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주식 시장(S&P 500)은? 마치 다른 세상인 양 ‘멜트업(Melt-up)’ 하며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 바로 ‘빅테크 기업들의 압도적 실적’ 때문이다.
현재 월가는 향후 5년 동안 S&P 500 기업들의 이익이 연평균 18%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증시의 역사적 평균 성장률이 10%임을 감안하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엄청난 기대치다.
구글, 메타, 아마존, 엔비디아 등 빅테크 기업들이 AI와 클라우드 혁명을 통해 천문학적인 돈을 쓸어 담고 있다.
이들은 고금리나 서민들의 지갑 사정과 무관하게 성장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
즉, 경제가 어려워도 “돈 잘 버는 놈은 더 잘 버는” 양극화가 주식 시장을 멱살 잡고 끌어올리는 형국이다.
3. 파티가 끝나는 ‘진짜’ 트리거
그렇다면 이 불안한 상승장은 언제 끝날까?
단순히 “많이 올랐으니 떨어질 거야”라는 감(Feeling)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과거 50년의 증시 역사를 분석해 본 결과, 모든 폭락장(Crash)에는 소름 끼치게 똑같은 **’트리거(방아쇠)’**가 있었다.
그 기준은 바로 인플레이션 3.5% 돌파

1987년 블랙먼데이, 1999년 닷컴버블 붕괴, 2022년 하락장까지.
예외 없이 인플레이션(CPI)이 3.5% 선을 뚫고 올라가는 순간, 시장은 발작을 일으켰다.
물가가 오르면 연준은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유동성 축소로 이어져 결국 거품을 터뜨리는 바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말하면?
“인플레이션이 3.5% 아래에 머무는 한, 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는 뜻이다.
4. 결론: 나의 대응 전략
나의 대응 전략은 크게 변함이 없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 지표는 다행히 하락 추세를 그리고 있다.
따라서 나는, “아직은 쫄아서 도망칠 때가 아니다” 라고 최종 판단했다.
✅ 투자 포지션: Long (매수 유지) 지금 시장이 비싸 보이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버블은 터지기 직전이 가장 화려하다. 지금 시장을 떠나 있는 건 자산 증식의 가장 큰 기회를 놓치는 것과 같다.
✅ 주목하는 섹터
기술주(Tech): 실적이 받쳐주는 대장주 위주
헬스케어: 경기 방어적 성격
원자재: 특히 은(Silver)과 구리는 인플레이션 헷지와 AI 수요 증가의 수혜를 동시에 받을 수 있다.
✅ 단,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전제조건 나는 매일 아침 인플레이션 지표를 체크할 것이다.
만약 물가가 다시 고개를 들어 3.5%라는 임계치를 향해 간다면?
그때는 그 어떤 호재가 있더라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현금 비중을 늘릴 생각이다.
지금은 파티를 즐기되, 비상구(인플레이션 데이터)의 위치는 반드시 확인해 두고 술을 마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