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의 투자 오답노트 1화] 이더리움 존버했으면 1,000억… 전 재산을 리플(XRP)에 태운 날

나는 지금 스스로를

**’경제적 자유인’**이라 칭한다.

회사를 관두고 2년 반 넘게

백수로 지낸다.

텍사스에서 CEO로 일하며

연봉 10억을 찍던 시절보다,

가족들과 여행 다니며

늦잠 자는 지금이

통장도 마음도 더 풍요롭다.

하지만 사람들이 나에게

“어떻게 부자가 됐어요?”라고 물으면,

나는 쓴웃음부터 짓는다.

서점 가판대에 놓인 책들처럼

“월급을 아껴 저평가 우량주를 샀더니

부자가 되었습니다” 같은

아름다운 동화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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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경제적 자유는

피 튀기는 야생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한 방을 노리는 승부사였고,

쓰러지면 다시 일어나

또 다른 한 방을 날리는 ‘야수’였다.

오늘 풀 이야기는 그 야수 시절,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뻔했던

(그리고 1,000억을 날려버린) 광기의 기록이다.


2017년, 주식판에 뛰어든 ‘불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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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주식 계좌를 텄던 2017년을 기억한다.

나는 텍사스에서 잘나가는 직장인이었지만,

투자 세계에서는

갓 태어난 신생아나 다름없었다.

PER? PBR? 금리? 그런 건 몰랐다.

그냥 내 ‘감(Feel)’이 전부였다.

“야, 요즘 엔비디아 그래픽카드 좋다며? 사!”

“테슬라 차 멋있네? 사!”

그때 내가 샀던 종목들이

엔비디아(NVDA), 테슬라(TSLA), 구글, 아마존이었다.

지금 들고 있었다면?

아마 강남 빌딩 주인 소리를

듣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5%만 올라도 “감사합니다!” 하고 팔아치우는

전형적인 ‘단타 개미’였다.

지금 와서 그때 거래 내역을 보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것도 모자라,

그 거위로 치킨을 튀겨 먹은 꼴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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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주식 거래 내역이다. 지금 보내 거의 1.5억원어치나 샀었다.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테슬라까지, 무식했지만 감은 좋았었나보다.


2017년, 악마가 건넨 사과 ‘비트코인’

주식으로 푼돈을 벌며

재미를 보던 어느 날,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던

IT 엔지니어 형이 묘한 단어를 꺼냈다.

“너 비트코인이라고 아냐?”

솔직히 뭔지 몰랐다.

그런데 그 형이 하니까 뭔가 있어 보였다.

실리콘밸리 냄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단순히 그 형에게

**’나도 신문물 좀 아는 쿨한 놈’**으로

보이고 싶어서 덜컥 매수 버튼을 눌렀다.

2017년 10월과 11월,

두 번에 걸쳐 **1만 불(약 1,300만 원)**을 태웠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5,000~$7,000 사이.

그런데 한 달 뒤,

세상이 미쳐 돌아가기 시작했다.

비트코인이 폭등하고,

뉴스에서는 연일

가상화폐 이야기뿐이었다.

“뉴스에 나오면 고점이다”라는

말만 믿고 12월 중순에 전량 매도했다.

결과는? 수익금 12,900달러. 수익률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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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 거래내역이다. 비트코인으로 수익보고 2018년 초에 다시 진입한 기록이 있다.

한 달 만에 연봉의 일부가 공짜로 생겼다.

이것이 **’초심자의 행운’**이자,

나를 지옥으로 이끈 **’악마의 미끼’**였다.

카지노에 처음 간 날 잭팟을 터뜨린 사람은,

절대 카지노를 떠나지 못하는 법이다.


“비트코인은 구형이야, 리플(XRP)이 미래다”

비트코인을 팔고 나니,

이번엔 알트코인들이 춤을 추기 시작했다.

도파민에 절여진 내 뇌는

다시 그 IT 형을 찾았다.

형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비트코인은 전송 속도가 너무 느려.

미래 금융은 리플(XRP)이 지배할 거야.

이건 은행 시스템을 통째로 바꿀 기술이라고.”

그때부터 나는 ‘공부’라는

명목하에 **’자기 최면’**을 걸기 시작했다.

국제 송금 시스템(SWIFT)을 공부하고,

블록체인 원리를 파고들었다.

알면 알수록 확신은 광신(狂信)으로 변해갔다.

“이건 된다. 여기에 내 인생을 걸어야 한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내 전 재산을 여기에 태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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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을 태워버린 운명의 장난

당시 리플(XRP)은

미국 코인베이스에 상장조차 안 되어 있었다.

하지만 야수의 눈에 장애물은 보이지 않았다.

나는 복잡한 우회로를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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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stamp 거래내역이다. 리플 XRP 를 사기 위해 이더리움 ETH 을 코인베이스에 사서 Bitstamp 로 보내 XRP 로 바꿨다.

달러로 **이더리움(ETH)**을 산다. (전송 속도가 빠르니까)

이더리움을 유럽 거래소인 ‘비트스탬프(Bitstamp)’로 보낸다.

거기서 이더리움을 팔아 **리플(XRP)**을 산다.

내 전 재산 **60만 불(당시 환율 약 7~8억 원)**이

이 경로를 타고 움직였다.

나는 가지고 있던 모든 현금을 털어

이더리움을 샀고, 그것을 비트스탬프에서

전량 리플로 교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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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크립토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때 당시 리플 XRP 만 110만개 넘게 보유했었다.]

리플 평단가 약 60센트.

그렇게 나는 100만 개의 XRP를 손에 쥐었다.

화면 가득 찍힌 1,000,000이라는

숫자를 보며 나는 전율했다.

내가 미래의 금융 재벌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먼 훗날인 최근.

나는 심심풀이로

계산기를 두드려보다가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만약 그때… 리플을 사기 위해

‘잠깐’ 거쳐갔던 그 엄청난 양의

**이더리움(ETH)*을…

리플로 바꾸지 않고

그냥 뒀다면 지금 얼마일까?”

계산기 화면에 찍힌 숫자는

내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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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농담이 아니다. 진짜 1,000억 원이 넘는다.)

내가 “리플이 미래다!”라고

설치지 않고,

그냥 귀찮아서

이더리움을 지갑에 넣어두고

까먹었다면?

나는 지금 재벌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날 밤, 나는 허공을 보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아, 내 1,000억이여…”

하지만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1,000억을 놓친 건 약과였다.

전 재산 60만 불을 태운 내 리플 계좌에,

진짜 지옥불이 떨어지고 있었으니까.

계좌 수익률 -80%.

야수의 심장이 찢겨나갔던

그 처절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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